‘브레이크 다운’ 44세의 젊은 나이에 치매 진단을 받은 엄마는 11년 만에 생을 마감하셨다. 치매는 엄마 쪽의 집안 내력이었다. 그리고 나조차, 그 병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요즘 들어 부쩍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친구와의 약속을 까먹거나, 사기로 한 물건이 뭐였는지 생각이 안나거나......그날은 직장동료들과 피티를 마치고 신혼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막 출발하려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편두통이 심해서 그러는데, 나 먼저 자도 될까? 손님방에서 자고 있을게, 당신이 와도 안 깨고 잘 수 있게." "물론이지, 난 지금 출발해." "미안, 당신 잘 들어오나 확인해야 하는데...""괜찮아. 겨우 40분 거리인데 뭐, 숲을 지나가는 지름길로 더 빨리 갈 수도 있고."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