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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The Break Down,브레이크다운/ B.A.패리스 장편소설

쎠니 ♥ 2019. 6. 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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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44세의 젊은 나이에 치매 진단을 받은 엄마는 11년 만에 생을 마감하셨다. 치매는 엄마 쪽의 집안 내력이었다. 그리고 나조차, 그 병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요즘 들어 부쩍 무언가를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친구와의 약속을 까먹거나, 사기로 한 물건이 뭐였는지 생각이 안나거나......그날은 직장동료들과 피티를 마치고 신혼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막 출발하려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편두통이 심해서 그러는데, 나 먼저 자도 될까? 손님방에서 자고 있을게, 당신이 와도 안 깨고 잘 수 있게."

 "물론이지, 난 지금 출발해." 

"미안, 당신 잘 들어오나 확인해야 하는데..."

"괜찮아. 겨우 40분 거리인데 뭐, 숲을 지나가는 지름길로 더 빨리 갈 수도 있고." 

"안돼! 밤에 혼자 그 숲길을 운전하는 건 위험해. 게다가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전화기 너머로 남편이 소리쳤다. 

"알았어. 약속할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빨리 집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을 택했다. 

하지만 곧 지름길로 온 것이 후회되었다. 번개와 폭우가 몰아쳤고 거센 바람은 숲은 뒤흔들 정도였다. 순간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이제 집까지는 겨우 15분 거리였다. 정신만 잘 차리면 곧 도착할 것이다. 집에 거의 다 도착할 무렵이었다. 그제야 안도감을 느끼던 나는 갓길에 비딱하게 주차된 차 한 대를 발견했다. "비상등도 켜지 않고 뭐 하는 거지?" 도움이 필요할까 싶어 창문 너머로 그 차를 살폈다. 그런데 그 순간, 차안에서 어떤 여자가 나늘 쳐다보았다. 폭풍우 때문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딘지 이상한 모습이었다.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곳을 빠져나가 재빨리 집으로 향했다. 무사히 집 안으로 들어왔다. 남편이 자고 있을 손님방의 문은 닫혀 있었다. 잠을 깨우긴 싫어 나도 곧장 침실로 향했다.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나는 뉴스 속보를 듣고 깜짝 놀랐다. "오늘 새벽, 블랙워터 길 차안에서 한 여성이 살해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범행 도구는 톱니 모양의 주방용 칼로, 목을 베어 살해한 것을 보입니다." 그곳은 내가 어제 이상한 여자를 발견했던 그 도로였다. 내가 그때 차에서 내려 그녀를 도왔다면 그녀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죄책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동시에 사건의 범인이 나를 발견했을까 봐 공포에 휩싸였다. 불안해하는 내게 남편은 별일 없을 것이라며 달랬고, 나도 그렇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며칠 뒤 설거지를 하려고 주방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주방에서 정원으로 나가는 문 앞에 처음 보는 칼이 떨어져 있었다. 그 사건의 범행 도구로 쓰였던 칼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 칼이 왜 여기 있는 걸까? "설마, 내가 기억 못 하는 일이 그날 있었던 걸까..?"    

 '책 끝을 접다' 에서 이 내용을 보고 그 다음날 바로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빌렸다. 

책에 보면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다면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까?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스스로도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 라고 적혀져 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 이란 상황을 조작해 상대방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판단력을 잃게 하는 정서적 학대 행위. 가스라이팅을 당한 사람은 자신의 판단을 믿지 못하게 되면서 가해자에게 점차 의존하게 된다. -다음백과-

책에서 이미 '가스라이팅' 이라고 이야기가 나와있다. 이 것이 바로 스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바로 책의 내용을 읽어서 스포가 되지 않았지만.. '가스라이팅'을 알았다면 이미 책의 내용을 짐작하고 재미도 반감되었을 것 같다. 

그래서 결론, 나는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이 너무 답답해서 지루했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는 지루하지 않았다. 주인공이 물론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보여주었지만 그래서 결말이 더욱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인공에게 너무 몰입한 듯, 나중에는 주인공 보다 더 열받기도, 슬프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한번쯤은 남편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내에게 왜 저렇게 이야기하지?, 왜 저렇게 행동해?, 너무하다, 라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정말 뒤에는 ...... 말을 잃을 정도의 남편의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이 때 주인공의 행동이 초반과는 전혀 다른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사이다 아닌 사이다를 느낄 수 있었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이 책의 원제 'The Breakdown'은 '고장'이라는 뜻으로, 자동차나 기계의 고장뿐 아니라 사람의 정신적 문제도 가리키며, 흔히 정신적 붕괴를 가리키는 신경쇠약(nervous breakdown)이라는 말에 쓰인다. 주인공 캐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괴감에 시달리는 한편, 다른 이들의 한심해하는 눈초리도 견뎌야 한다. ] 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보고 난 후에 나는 주인공이 정말 강한사람 같다고 느꼈다. 

<브레이크 다운>의 작가가 쓴 <비하인드 도어> "난 절대 당신을 떠나지 않아, 하지만 죽일 수는 있지." 완벽한 남편, 완벽한 결혼, 그리고 완벽한 거짓말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남편은 공포의 냄새를 즐기는 사이코패스였다! <비하인드 도어> 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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